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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서도 시키는 짜장면..조안면에서는 못 시키는 이유?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헌법소원 청구

송영한 기자 | 입력 : 2020/10/27 [15:24]

[남양주=송영한 기자] 27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는 70여명의 남양주시 조안면 주민들이 시커멓게 타들어간 가슴만큼이나 그을린 모습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수도권 먹는 물은 조안면의 피눈물이다! 사람답게 살고싶다! 남양주시 조안면 기본권 보장! 주민을 전과자로 만드는 수도법!"이라는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다. 피자ㆍ치킨은 물론 마라도에도 있는 짜장면집 하나 없다. 농산물을 가공해 팔아도 범법자가 된다. 옆동네는 개발천국 조안면은 규제천국이다. 한강물은 45년동안 변함 없이 흐르는데 조안면은 그대로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극히 평범한 것들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45년 동안, 나는 새도 편안히 쉬고 간다는 조안(鳥安)에서 편안은 커녕 숨죽이며 살던 마을사람들은 왜 가을걷이를 제쳐두고 헌법재판소 앞으로 몰려 왔을까?

 

 

 

개발제한구역수도법상수원관리규칙 등 숨 막히는 중첩규제.. 평등권직업선택의 자유재산권 침해

남양주시(시장 조광한)는 27일 오전 조안면에 거주하는 주민(조안면 통합협의회/조안면 주민자치위원회/조안면 이통장협의회)들이 '상수원관리규칙'과 모법인 '수도법'을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기 전, 재판소 앞에서 '남양주시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 이동우 기획국장의 사회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수원관리규칙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설치, 영업허가 제한 등의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청구이유를 밝혔다. 

 

아울러,비과학적이고 불합리한 현행 상수원 정책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 촉구와 "헌법에 보장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되찾게 해달라!"며 "하수처리기술의 발달로 수질 안정성이 충분히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975년에 머물러 있는 상수원 규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헌재에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위한 정당한 판결을 내려달라."라고 요구했다. 

 

조안면 주민들은 "45년동안 정부의 첩첩규제로 인해 주민들에게는 딸기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주스나 아이스크림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미용실이나 약국, 마트 등 기본적인 근린시설조차 규제로 인해  개업이 어렵다.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이 수질에 대한 영향이나 과학적인 고려 없이 1975년에 개발제한구역을 따라 무원칙하게 이루어졌다는데 있다."며 "당시 남양주·광주·양평·하남 일원에 158.8㎢가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는데 이 가운데 약 26%에 해당하는 42.4㎢가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이고 이는 조안면 전체 84%에 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주민들은 "황무지와 다름없는 조안면과 단지 북한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상가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양수리를 비교하며, 기준이나 원칙도 없는 규제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며 "2016년은 조안면 주민들의 기억에서 떠올리기 싫은 끔찍한 해로 남아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꾸려가던 조안면 소재 음식점 84개소가 검찰단속으로 문을 닫았고, 이로 인해 상수원보호구역에 거주하는 주민 4명 중 1명꼴인 총 870명의 주민이 전과자로 전락했으며, 이듬해에는 단속과 벌금을 견디지 못해 26살의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규제에서 자유로운 타지역 한강 인접지역 보며 '상대적 박탈감' 최고조

헌법소원 청구에 참여한 지역주민 장복순 씨는“여태까지 40년이 넘는 세월을 참고 견뎌왔다. 먹는 물 보호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물을 오염시키려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최소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고, 답답한 규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단지 숨을 쉴 수 있는 여건만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소수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상수원 규제도 과학적․기술적 발전을 감안한 합리적인 규제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본 소원의 청구대리인인 이명웅 변호사는 "조안면 주민들의 수는 비록 4천여명에 불과하지만, 45년동안 재산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제한당하며 고통 속에 살아온 주민들의 요구는 헌법재판소를 움직일 만큼 무겁다고 생각한다."며 "소수자의 기본권도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는 만큼 인근지역과 형평성도 갖추지 못한 규제가 합리적 규제인지, 탁상행정이 빚어낸 '규제를 위한 규제'인지, 아울러 국가의 보상책은 충분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헌법재판소가 이번 청구의 판결을 통해  상수원 규제를 재정립해 공익과 사익이 조화를 이루는 판례를 남겨 주민들의 힘든 삶을 적극적으로 살펴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헌법재판관들과 연구원들을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남양주시는 규제개선을 요구하는 지역주민의 요청을 검토한 결과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로 인해 지방자치권과 시의 재산권 행사에도 침해가 있다고 판단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번 청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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