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게 편드는 가재

송영한 기자 | 기사입력 2015/12/14 [11:15]

[시론] 게 편드는 가재

송영한 기자 | 입력 : 2015/12/14 [11:15]

인류가 만든 가장 진보적인 정체(政體)가 대의민주주의이며 그 최선의 방법이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선거를 통한 국민의 주권행사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의 모든 과정은 투명해야하고 공명정대해야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해방 후 리승만의 제1공화국이 부정선거로 붕괴됐음에도 구악을 일소하겠다던 박정희의 군사정권 역시 밀가루선거와 막걸리선거 및 고무신선거라는 보통명사를 남길 정도로 이 땅에서 선거부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2005년 강화된 공직선거법 개정을 계기로 표를 팔고 사는 매표행위는 사라져 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선거가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거는 아름다운 축제가 될 수도 있고 진흙탕이 될 수 있다.

패자가 선거에 승복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하나가 승자를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고발해 끌어내리는 일이며 그  선거법 위반의 정도가 선택한 시민들의 민의를 존중하는 결정이든, 거슬리는 결정이든, 공익을 위한 판단은 오로지 사법부에 달려있다. 

지난해 6.4 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아직까지도 선거법 위반사범에 대한 재판이 계속 되고 있다. 

그 가운데 기초단체장 선거법 사건을 살펴보면 총 35건의 기초단체장 선거법 사건 가운데 대법원에 상고된 재판은 22건(62.9%)으로 현재까지 당선무효 판결은 8건 (새누리 3, 새정연 4, 무소속 1)이고, 당선유지 판결도  8건(새누리 3, 새정연 3, 무소속 2)으로 언뜻 보기에는 물리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고심 없이 당선유지로 종결된 사건을 분석해보면 고개가 갸우뚱 해질 수밖에 없다.

총 35건의 기초단체장 선거법 사건 중, 상고심 없이 당선유지로 종결된 사건은 총 11건(31.4%)으로, 검찰의 항소포기가 6건(새누리 4, 새정연 1, 무소속 1)이고 검찰의 상고포기는 5건(새누리 4, 새정연 1, 무소속 0)이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 당선자는 1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으나 그중 8명(72.7%)이 검찰의 항소 및 상고 포기로 당선이 확정됐으며 대법판결 까지 합치면 무려 11명이 당선 유지돼 78.5%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새정연 당선자의 생존율은 그 절반 수준인 41.7%에 머물고 있다. 

물론 사안 마다 경우가 틀려 산술적 통계치로 어름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검찰의 기소독점 및 편의주의의 산물이라고 의심 받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법은 법전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 제정의 취지에 맞게 불편부당하게 운영돼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행 선거법은 "금품은 가두고 말은 푼다”는 취지로 개정한 선거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금과옥조 같은 선거법이라 할지라도 게를 편드는 가재가 많아질수록 그 법의 권위는 결국 추락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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