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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하의 생태칼럼] 씨앗 만들기 프로젝트

조광하 생태전문 칼럼리스트 | 입력 : 2021/03/12 [15:17]

식물에게 씨앗은 무엇일까요? 

식물들은 보통 추위를 지나 봄이 되면 일을 시작합니다. 따스한 봄기운에 땅이 녹으면 물도 빨아올리고, 연두색의 이파리도 내고, 예쁜 꽃도 피웁니다. 이 연약한 친구들은 이어서 가장 실용적인 기능을 담고, 아름다움을 담아 씨앗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아니 아마도 이 환상적인 씨앗을 만드는 작업은 이른 봄 차가운 땅속에서 시작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한의 역경을 이겨내고 싹을 틔우고, 싹을 내고 꽃을 피우고, 달콤한 꿀과 향기를 만들어 벌, 나비 를 유혹해야 합니다. 참 할 일이 많기도 하네요. 

 

식물은 이 유혹을 통해서 꽃가루 받고 수정작업을 합니다. 그 와중에 가뭄이 오거나 심한 폭풍우를 만나거나 아주 고약한 곤충이나 애벌레를 만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식물들은 화학공장을 가동하거나 동료들끼리 협조하여 가뭄과 폭풍우, 병충해들을 이겨냅니다. 때론 병충해가 너무 심하게 괴롭히면, 화학물질로 애벌레를 물리칠 원군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년 내내 여러 고난을 이겨 내야할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당연히 씨앗을 만들기 위해서고 자손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씨앗을 만드는 일은 정말 엄청 고되고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말을 단순에 보이지만 잠시 씨앗에 대한 재미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첫째 발밑에 떨어져 부모와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으려면 멀리 보내야 되는데, 멀리 보내려면 다양한 작전이 필요합니다. 단풍나무 같이 씨앗에 날개를 달아 바람에 날려 보내는 방법, 민들레 같이 낙하산을 다는 방법, 도토리 같이 동글게 만들어 잘 굴러가게 만드는 방법, 도꼬마리 같이 갈고리를 만들어 잘 들러붙게 만드는 방법, 이질풀같이 투석기 같이 날리는 방법, 제비꽃 같이 도시락을 얹어 놓는 방법, 물봉선 같이 비틀리는 폭발력을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달게 만들어 인간에게 먹히는 방법 등 참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그 작은 씨앗(작은 것은 먼지 같은)속에 물을 빨아들이는 법, 싹을 키우는 법, 꽃피는 법, 열매 맺는 법, 병해충을 방어하는 법, 광합성 하는 법, 그리고 다시 씨앗을 맺는 법등 한도 끝도 없는 정보와 노하우를 넣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옮겨진 위치에서 싹이 터도 될지 환경을 파악해야 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추어야 합니다. 온도 추정을 해서 추운 날씨를 피해야 하고 물이 있는지 없는지, 먹고 살 영양분이 있는지, 뿌리를 뻗을 만한 땅이 있는지 참 파악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이중 어느 하나만 간과하거나 정보 파악에 실패한다면 씨앗은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생존하는 속에서 벌레들 공격, 짐승의 이빨, 외부의 각종 충격, 버섯 균 같은 미세한 놈들의 공격까지 방어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더하여 씨앗의 외피도 굉장히 정교해야 할 듯합니다. 땅속에 묻혔을 때 햇빛, 물과 공기와 양분을 감지 할수 있을 정도의 두께여야 하며, 대신 너무 두껍지 않아서 여린 새싹이 다치지 않고 뚫고 나올 정도여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 할 수 있는 두께를 씨앗은 어찌 알고 그렇게 잘 만들어 낼까요? 경이로울 뿐입니다.

 

또한 씨앗은 자기가 땅속에 어느 정도의 깊이에 묻혀 있는지를 인지하며, 심지어는 연기냄새까지도 맡는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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